감성적인 싱어송라이터 ‘아거(AGER)’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비와 눈`

일상적인 소재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잘 풀어내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싱어송라이터 ‘아거(AGER)’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 발매되었다.

평소 다른 아티스트의 작업에 참여하면서도 틈틈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악보에 그려 넣어 '깍지’와 ‘집에갈때’ 등을 발표한 (그/‘아거(AGER)’)의 실력이 고스란히 들어가게 된 것이다.

노래와 작곡, 작사와 편곡까지. 음악에 관한 자신의 모든 이해도를 앨범 `비와 눈`에다가 넣은 만큼 눈썰미가 있는 사람들에겐 이미 상당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아거(AGER)’는 예민한 감성의 음유시인 같기도 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설레임과 그리움, 사랑하고 사랑했던 감정들을 `비와 눈`이라는 자연물로 풀어낸 섬세함이 돋보이기 때문. 타이틀곡이 ‘Raining Day'와 ‘두 번째 겨울’인 것도 이러한 특색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용히 내리는 비가 가져다주는 차분함에 젖거나, 뜬금없이 맞이한 첫 눈에 담긴 그만의 감각들에 이끌리다 보면, ‘아거(AGER)’가 노래하는 감성의 깊이가 그저 피상적으로 끝날 가벼운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특정한 행동이나 대상을 여러 다른 이미지로 연상시킬 수 있는 센스를 발휘한다. 그래서 곡들 중에는 대상과 상징을 1:1의 진부한 교차적 기법이 아닌 다중적 의미화로 드러낸 것도 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추상적 관념어들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드러내도록 시도했다.

이러한 결과물들이 `비와 눈`의 멜로디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면서 듣는 이의 발랄하거나 애절한 감정을 증폭시키게 되는 과정이 기막히다. 갈무리 또한 잘 되어 있어서 감정이 과잉되는 경우도 없다는 점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훌륭하다.

‘아거(AGER)'의 `비와 눈`은 그가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감각과 깊은 감성을 드러내면서, 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첫 번째 앨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그가 걷는 행보에 걸출한 발자국을 남기게 되길 들뜬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1. "Raining Day (Feat. 우람)"

(Composed by 아거 / Lyrics by 아거, 우람 / Arranged by 아거 / Drum 박세훈 / Bass 장재우 / Guitar 배대준 /Piano 김희애 / Record by 유상호 at M-Plus Studio / Mixed by 오형석 at M-Plus Studio / Mastered by 전훈 at Sonic Korea / Live Video by 서광훈, Jun Back)

‘그대 마음속에도 내가 내리나요’

자칫 우울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비내리는 날’이 넘치는 행복함으로 표현된 곡.

수많은 빗방울들 자체가 연인에 대한 생각으로 치환된 것이 절묘하다.

2. "두번째겨울"

(Composed by 아거 / Lyrics by 아거 / Arranged by 아거 / Piano 송지훈 / Record by 유상호 at M-Plus Studio/ Mixed by 오형석 at M-Plus Studio / Mastered by 전훈 at Sonic Korea / Video Teaser By 이윤서)

‘두번째 겨울이 오면 그댈 잊을 것 같아서 아플 것 같지 않아서’

계절이 두 번 바뀌어도 잊을 수 없는 연인이 있고. 다시 또 쌓이는 눈들이 있다.

그리고 녹을 줄만 알았던 감정들이 여태껏 쌓여 밝히는 두 번째 겨울을 나타내는 곡.

3. "집에갈때"

(Composed by 아거, 키스(Kixs) / Lyrics by 아거, 키스(Kixs) / Arranged by 아거 / Bass 손주은 / Guitar 배대준 / Piano 김희애 / Record by 유상호 at M-Plus Studio / Mixed by 오형석 at M-Plus Studio / Mastered by 전훈 at Sonic Korea / Live Video by 서광훈, Jun Back)

‘아무도 찾지 않는 이 밤 속에 난 설레고 있는데’

혼자 걷기가 무섭다면 바로 불러달라는 남자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곡이다. 아직 연인사이는 아니지만 ‘썸’을 타고 있는 오묘한 남녀의 관계 속에서 여자에게 좀 더 의지적인 존재로 다가가고 싶고, 가까운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멜로디와 함께 설레이면서 드러난다.

4. "같이있자"

(Composed by 아거 / Lyrics by 아거 / Arranged by 아거 / Bass 장재우 / Guitar 배대준 / Piano 김희애, 박성희 / Record by 유상호 at M-Plus Studio / Mixed by 오형석 at M-Plus Studio / Mastered by 전훈 at Sonic Korea)

‘내 떨림도 너의 얼굴도 해가 지기 전 그 보랏빛도’

연인에 대한 남자의 애정이 기억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곡. 함께 했던 시간을 하나하나 떠올리게 하면서 꺼내는, 남자의 조금은 부끄럽고도 가장 솔직한 말이 보인다.

5. "Butterflies (Feat. 제이뮤직)"

(Composed by 아거, 최명환 / Lyrics by 아거, 김종명(제이뮤직) / Arranged by 아거, 최명환 / Piano 서수진 /Mixed by 박종희 at Record Factory / Mastered by 박종희 at Record Factory)

‘아직도 내 귓가에 맴도는 예쁜 목소리도’

남자의 반짝이는 설렘이 달콤하게 녹아있는 곡. 가사가 복잡하지 않고 멜로디가 유려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반짝이고 솔직한 가사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설렘을 겪어본 사람에겐 금방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꿈결같은 시간이 곁에서 맴도는 듯 하다.

6. "깍지"

(Composed by 아거, 박성희 / Lyrics by 아거/ Arranged by 아거, 박성희, 정성권, 이다리 / Drum 김종인 / Bass 손주은 / Guitar 정성권 / Piano, String arrange 박성희 / Mixed by 오형석 at M-Plus Studio / Mastered by 전훈 at Sonic Korea)

‘넌 내 오른손을 참 좋아했지 너의 왼손보다 따듯하다며’

일상적인 행동에서 그리워하는 대상을 끄집어내는 '아거(AGER)'의 예리한 관찰력이 도드라지는 곡. 깍지를 끼는 행동 하나만으로 ‘너’라는 대상을 그리워하는 남자와 서로 손을 맞잡은 연인의 모습 두 가지가 모두 떠오르게 만들어 감정폭을 심화시킨다.

7. "얼룩"

(Composed by 아거 / Lyrics by 아거 / Arranged by 아거 / Piano 송지훈 / Record by 유상호 at M-Plus Studio / Mixed by 오형석 at M-Plus Studio / Mastered by 전훈 at Sonic Korea)

‘빗물에 번진 내 마음을 지울때면 조금 아파요’

다시 행복했던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추억’은 생긴다. 이제는 얼룩으로 남아 가끔씩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추억들을 미어지는 감성으로 노래한 곡. 과거에 대한 표현이 인상깊다.

8. "사랑이란건"

(Composed by 아거 / Lyrics by 아거/ Arranged by 아거, 최은지, 서수진, 최명환 / Drum 최은지 / Piano, String arrange 서수진 / Mixed by 박종희 at Record Factory / Mastered by 박종희 at Record Factory /파이(PIE)'사랑이란건' Album Design by 신지현)

‘너를 지우고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그림이 되었네.’

사랑에 대한 ‘아거(AGER)’의 감각적 묘사가 가장 잘 표현되었다. 소나기같은 사랑과 감기같은 이별이 말하는 그대를 대한 그리움이 애틋한 멜로디와 함께 드러난다.

9. "유타로"

(Composed by 아거 / Lyrics by 아거 / Arranged by 아거, 이재서 / Cajon 황용하 / Guitar 이재서 / Piano 김희애 / Mixed by 박종희 at Record Factory / Mastered by 박종희 at Record Factory)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면 그 발자국마저 추억이 되겠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우러나는 기분 좋은 설레임이 돋보이는 곡. 발랄한 멜로디와 함께 ‘너’에 대한 남자의 순수하고 사심없는 호감을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다.

10. "Outro" (Piano 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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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신명관(Gwani)